선미의 집은 4층의 아파트였다. 남의 집에 들어갈때마다 느껴지는 낯선 냄새. 선미에게 나는 냄새였다. 어떤 가족의 분위기가 무겁게 녹아있는 그 곳에서, 나는 낯선 가구들을 눈으로 익히고, 선미의 방을 구경하고 같이 쇼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선미의 따듯한 무릎을 베고 누워있었다. "그러니까, 그게 문제야. 누가 대학에 가고 싶어하겠어? 놀고 싶은 거야. 연애도 하고, 여행도 하고, 자기가 뭘 잘하는지 알아보는, 그런 시간을 갖고 싶은 거야. 죽어라고 공부해 놓고 또 공부를 하기위해 공부를 한다는게 말이 돼? 그런데도 가서 놀아라, 그런 말이 얼마나 우습겠니? 아마도 그럴 것 같아. 대학교 가면 졸업하고 난 다음에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할테고 졸업을 한 뒤엔 취업을 하고나서 뭘 해야 하겠지. 정작 그렇게..
네가 싫지는 않은데, 딱히 좋지도 않다는 말. 남자들은 이런 말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혹여나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 당신은 그 사랑이라는 브라질 수탉 성기만도 못한 게 애초에 어느 곳에 머무르거나, 혹은 누군가에게 쟁취당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그때의 나는 그걸 몰랐다. 나는 밤을 새워 가며 또박또박한 손글씨로 A4용지 십여장의 편지를 쓰고, 학을 접고, 개구리를 접고, 한 달에 삼만원씩 받던 용돈과, 그것보다 코딱지만큼 많은 점심 값과, 몇 번의 차비를 모아 그녀가 좋아하는 화장품이나 액세서리 등을 사 주곤 했다. 그러니까 다시금 말하건대, 사랑이란 절대 쟁취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 성격을 지닌 것이 아니다. 사랑같은건, 그저 사랑하는 약자와 사랑..
그러니까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가야 할까. 아마도 내 생각에는, 그래, 마치 6월의 아카시아처럼 풋풋하던, 내 고등학교 3학년 때의 이야기부터 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뭐가 시작되었냐고? 일단 들어 보시라.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마주친 내 침대 속 낯선 중년 아저씨의 알몸같이 황당하게 아름다운 이야기들일테니까. 그 때의 나는 정말 얌전한 아이였다. 물론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그땐 지금과 다른 나였다. 항상 나 자신을 소중히 돌볼 줄 알았고, 내가 누군가를 위해 희생을 한다던가 오직 남을 위해 나 자신조차 지키지 못한 채로 허물어져 버릴 줄은 몰랐다. 그녀를 만나기 전 까지는 정말 그랬다. 남들과 같이 공부를 하며, 남들과 같은 책상에서 같은 시간을 보내며, 조용한 고..
- Total
- Today
- Yesterday
- 오클랜드
- Trip-Hop
- 뉴질랜드 생활
- 탈조센
- justice
- Downtempo
- 뉴질랜드 유학후이민
- 유학후이민
- Progressive House
- disco house
- 헬조센
- NZMA
- Electronic music
- 뉴질랜드 요리유학
- Electro house
- Ambient
- Tribal house
- Deep House
- 뉴질랜드
- french house
- electronica
- French Touch
- fat boy slim
- Lounge
- 극혐
- 요리유학
- house
- 가난충
- 뉴질랜드 유학
- Atmospheric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