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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편은 안그래도 그동안 한번 쓰려고 벼르고 있던 글이다. 사실 지난번에 쓴 낚시글이 굉장히 허접한 쓰레기 글이었기 때문에... 지금 와서 보면 별 도움이 안될듯 싶어 핵심 개념을 더욱 보강하고, 오클랜드 근교의 유용한 포인트들+공략법 및 원투낚시 입문법을 상세히 써 보겠다. 


먼저 뉴질랜드에서는 주로 원투낚시를 한다. 원투 뭐 별거 없다. 미끼 선정만 잘 하고, 길고 단단한 낚싯대와 튼튼한 릴, 그리고 적당한 포인트 이거면 끝이다. 


낚싯대는 무적권 4.5미터 이상으로 사야 한다. 3피스가 가장 좋다. 접이식(텔레스코프)낚싯대는 낭창낭창한 맛이 있어 손맛은 좋지만, 쫀쫀한 맛이 부족해서 장투가 안된다. 쇠파이프같은 낚싯대를 산 뒤, 5-6온스의 추를 달아 존나게 멀리 던져야 한다. 멀리 던지면 던질수록 더 잘 나오고, 사이즈가 커진다. 4.5미터 이하인 낚시대 가지고 낚시 해보겠다고 깐족대지 마라. 진짜 뚝배기 깨버리고 싶으니까. 


릴은 8000번대 내외의 스피닝 릴을 사면 된다. 베이트 러너 기능은 없어도 된다. 릴도 릴이지만 원줄도 좋은 것을 써야 한다. 비싼 릴 사 놓고 싸구려 원줄 쓰면 그보다 더한 ㅄ짓이 없다. 마세라티 뽑아서 치킨배달하는 격이다. 


 목줄은 20-40파운드 사이로 쓰면 되고, 스위블, 봉돌, 바늘 이런거는 그냥 적당히 낚시포 가서 물어본 뒤 사서 쓰면 된다.  트레발리나 파로레는 작은바늘, 스내퍼는 큰 바늘을 쓴다. 큰 바늘이 좋다. 아니면 삼켜버리기때문에 바늘을 빼더라도 고기 내장이 걸레가 되버리고, 안 빼더라도 좋지는 않기 때문에..  


다음으로 중요한건 미끼다. 


원투라는게 사실 굉장히 일차원적이고, 수동적인 낚시다보니 신경쓸게 크게 없는데, 그나마 미끼는 좀 신경쓰는게 낫다. 하지만 많이 쓸 것도 없다. 다만 실을 사다가 꼭 야무지게 묶어줘야 한다. 존나게 감아도 알아서들 잘 무니 걱정은 안해도 된다. 


필차드(정어리) - 반토막 내서 써도 되고, 대물 잘 나오는 와티푸 같은 곳에서는 통으로 써도 좋다. 모든 고기들이 좋아하기때문에 잡어들이 죄 털어먹는 경우가 많다. 특히 손바닥만한 도미 새끼들이 존나게 파먹는데 아주 열이 받는다. 다만 크게 묶어 던지면 대물들이 한입에 무는 경우도 많다. 


엔쵸비(멸치) - 미끼계의 최강자. 원투용으로 써도 좋지만 중층 수심에서 전유동 찌낚시를 할때 사용해도 좋다. 어떻게든 뭐라도 잡고 싶은 초보자들에게 가장 추천하는 미끼다. 


오징어 - 스내퍼와 가오리가 좋아함 


뮬렛(숭어), 보니또, 스킵잭(가다랑어) - 직접 손질을 해야 하기 때문에 좀 짜증나긴 하지만, 그때그때 바뀌는 낚시터 사정에 따라 이런저런 미끼를 조금씩 구비해서 써보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난 잘 안한다. 돈이 아까워서.. 


새우 - 냄새도 덜 나고, 라면에 끓여먹어도 좋고 그럭저럭 쓸만한 미끼 


홍합, 피피 - 트레발리(흑점줄전갱이, 개존맛), 파로레, 스내퍼 등등이 좋아함. 까기는 조금 귀찮지만 이걸로 트레발리한번 잡아보면 계속 들고다니게 됌. 


찌낚시를 할줄 안다면 찌낚시를 하는게 가장 좋다. 요새는 찌낚시 입문의 필요성을 많이 느낀 바람에... 오징어 에기를 사다 반유동 채비를 만들어 찌낚시를 시작해보고 있다. 한치도 잘 잡힌다. 밑밥을 깔아가며 정석으로 하는게 가장 좋지만, 수심이 조금 나오는 갯바위라면 반유동 채비에 엔쵸비같은거 달아놓고 목줄 1미터정도 잡고 던지면 재미가 나름 쏠쏠하다. 


다음으로 채비 만드는 법 


밑걸림이 심하지 않은 경우 - 원줄 - 봉돌 - 쿠션고무 - 맨도래 - 목줄(70-80cm) - 바늘 


밑걸림이 조금 있는 경우 


대충 요런식으로 만든 뒤, 호일에 싸서 몇 개 만들어 놓으면 그때 그때 갈기도 편하고 좋다. 밑걸림 없는 곳이면 저거 하나 만들어서 하루 종일 쓰고 오기도 한다. 또 고기가 나올때 한번에 훅 나와버리기 때문에 급하면 저렇게 몇개, 바늘만 몇개 만들어서 그때그때 필요한대로 갈아끼우면 좋다. 


덤으로 한치낚시법 


1.5호 수중찌로 반유동 채비 만든 다음에 목줄 40-50cm로 에기 달고 쓰면 됌. 8시에서 12시 사이에 만조 전후 두시간 내외에 확률이 높음. 특히 만조 한시간 뒤에서부터 두시간까지 그 한시간이 가장 중요. 한치 시즌이 6월부터 11월정도인데, 이 동안은 얕은 물에서도 잘 나오기 때문에 타카푸나, 머레이스베이, 브라운스베이등의 근교 갯바위 아무데나 가서 막 던지면 알아서 나옴. 일단은 머레이스베이 와프, 타카푸나 보트 램프, 밀포드 근교의 갯바위 등등을 다니면 됌. 챌때는 너무 강하지 않게 채 주고, 릴링 또한 너무 강하지 않게, 부드럽고 꾸준하게 감아줘야 함. 오징어 살이 물러서 조금만 잘못하면 다리가 그냥 끊어져 버린다. 찌를 사용해서 낚시를 하면 일단 편하고, 에깅 액션 하는 수고로움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잘 된다. 헤드랜턴과 따듯한 옷은 필수! 


기타 참고할 만한 사항들 


만조와 간조 - 일반적으로 갯바위에선 만조 전후 2시간, 간조 전후 2시간이 가장 잘 되는 시기다. 물높이에 따라 접근이 되는 곳이 있고 안되는 곳도 있으며, 제때 못 빠져 나오다간 하반신이 흠뻑 젖어 버리거나 파도에 쓸려 나가 물고기밥 신세를 면치 못하는 곳도 있다. 포인트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중요하다. 그러려면 그만큼 많이 가 봐야 하고,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아야 한다. 일단 갯바위는 기본적으로 간조 전후 세시간을 맞춰 가도록 하자. 그러면 보통 5-6시간정도니 한번 놀기에는 적당하다. 비치낚시나 와프낚시는 보통 만조를 기준으로 간다. 간조 직전에 들어가서 만조때까지 하고 와도 되고, 와프의 경우는 그냥 무조건 만조를 맞춰서 가는게 낫다. 


물때 

http://www.tides4fishing.com/nz

https://www.fishing.net.nz/fishing-advice/maori-fishing-calendar/

흔히 사리라 불리는 보름달과 그믐달이 가장 낚시하기 좋다. 다만 그만큼 물이 높게 차므로 만조때 낚시하는 것은 조심하도록 하자. 예전에 나도 고립되서 뒤질뻔한 적이 한번 있었다. 다행히 뒤에 얕은 흙산이 있어서 거기에 앉아 좀 쉬긴 했는데 샌드플라이에 존나 물려 며칠간 고통받았다. 


바람 

시속 5키로미터 내외 - 낚시의 날 

10키로 내외 - 그냥저냥 할만함. 옷은 좀 따숩게 입을 것. 

15-20키로 - 지형을 고려한 포인트 선정이 중요 예를 들어 남쪽을 바라보는 포인트 뒤에 절벽이 있다면 북풍이 세게 불때 가면 좋다. 보통 20키로정도의 바람까지는 지형빨로 어떻게든 커버가 된다 

25키로 이상 - 포풍급이므로 어지간하면 낚시를 가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다만 미친놈들은 간다. 


계절 

봄(10-11월) - 산란기를 맞이한 대물 스내퍼들의 입질이 있다. 걸프 하버 가면 존나 큰 스내퍼 종종 나오는걸로 유명하다. 또한 트레발리가 봄 가을에 자주 나온다. 

여름 (12-3월) - 뭘 어떻게 해도 다 잘되는 시기 

가을(4-5월) - 나쁘진 않음. 카와이, 트레발리가 맛있어지는 시기 

겨울 - 한치낚시에 올인하는게 좋음. 굳이 원투가 땡긴다면 낮에 하는게 좋음. 겨울 밤낚시는 파키리 빼고는 ㄹㅇ 시간낭비. 


시간 

일출과 일몰때를 맞춰서 하는게 가장 좋다. 가급적이면 낮에 하는 낚시가 더 좋다. 가끔 밤에 해도 재미있지만 낮처럼 고기가 잘 나오진 않는다. 


입질 

스내퍼의 경우 바닥으로 콱콱 쳐박고, 카와이의 경우는 마구잡이로 몸부림을 치기 때문에 손맛은 좋은 편, 트레발리의 경우 초릿대를 톡 치다가 옆으로 쭉 끌고 가 버린다. 트레발리가 진짜 잡기 까다로운데, 힘도 센 녀석이 입은 작고 부드럽다. 그래서 드랙 조절을 매우 잘 해야 한다. 


그러면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 및 공략법들 


동쪽 


마라에타이 

대충 이 근교 갯바위에서 만조 전후로 두시간정도 낚시하면 됌. 물이 얕아 보여도 은근 사이즈 되는 스내퍼 종종 나옴. 추천미끼 - 오징어 

근처에 듀더파크라는 곳이 있는데, 거기 끝까지 걸어가서 낚시 해도 됌. 가보질 않아서 적어놓기만 함. 

더 들어가면 카와카와베이가 나오는데, 이쪽도 수심이 얕아서 어지간하면 만조를 끼우고 가는것이 좋을 듯. 


북쪽 

예전에 가오리 한번 물어서 낚싯대 부러질 뻔 한 곳. 친구에게 알려줬더니 팔뚝만한 카와이를 한마리 잡았다. 조류가 은근히 조금 셋던 곳 같다. 낮에 가는 걸 추천하고 간조 전후 3시간. 필차드나 오징어를 들고 갈 것. 


걸프하버 

간조 끼우고 가면 될듯. 접근성도 편하고 경치가 장관이다. 표시 된곳 바로 위쪽 길에 차 대놓고 오솔길로 걸어 오면 됌. 다만 갯바위 진입시 돌을 밟아가며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안전화정도는 신고 가야 좋을 듯. 밑걸림은 조금 있는 편이고 봄에 가면 좋은 일이 있다는 듯. 가서 채비만 잃어버리고 온게 몇번 되다 보니 잘 안간다. 추천미끼 오징어, 한치 


스칸드렛 

간조 전후 3시간, 접근성 ㅆㅅㅌㅊ (여자 데려가도 됌) 다만 개방된 갯바위라 바람이 세게 불면 개노답. 걸림 약간 있으나 매우 심하진 않음 지도에 표시된 곳에 등대가 있는데, 그 근처에서 하면 덜함, 다른데는 심함. 오후 6시가 넘어가면 입구 문이 닫혀버리므로 들어갈 수가 없다. 나올수는 있는 걸로 암. 주말에는 사람이 버글버글 하므로 주중 낮에 시간이 나고, 바람이 세게 불지 않는다면 꼭 방문해보길. 

추천미끼 - 오징어, 엔쵸비 


버클턴 

적당한 거리, 편안한 갯바위 접근성, 밑걸림 아예 없음 등등의 이유로 자주 찾는 버클턴. 큰사리때 만조를 끼워 가면 허벅지까지 물이 찬다. 그러므로 간조 3시간 전후로 하는게 좋음. 고기는 사실 잘 나오는 편은 아니고, 좀 나올때 서너마리정도 잡고 보통은 한두마리, 꽝치는 경우도 많다.  추천미끼 - 오징어, 필차드  

좌측으로 가도 되고 우측으로 가도 된다. 난 좌측 끝 등대 있는 곳 근처에서 주로 함 


파키리 

가을, 겨울철 원투하러 가면 좋은 곳. 밤에 가면 카와이, 스내퍼등이 잘 나온다. 미끼는 필차드 반토막으로 쓰면 좋고 비치에서 왼쪽으로 조금 간 다음에 바지장화 입거나 최소 장화정도는 신고 원투하면 된다. 밤에 간조 찍고 새벽 동틀적에 만조 찍는 물때가 가장 좋은듯. 해뜨기 직전에 스내퍼 왕건이 나오면 개꿀이다. 


덤으로 50분정도 비치를 걸어 들어가면 갯바위가 나오는데, 이게 상당한 난이도라 가려면 작심하고 가는게 좋다. 그래서 갯바위를 한 30분정도 더 들어갈 수가 있고, 그렇게 되면 마린 리저브가 나온다. 그 근처에서 낚시하면 그래도 뭔가 확실하게 잡긴 한다. 중요한건 간조 두시간 후쯤 바로 나와야 한다. 갯바위가 거칠고 나가는 길이 길기 때문에 조금만 잘못하면 축축해져버릴것이다. 파키리 갯바위를 갈 때는 큰사리를 끼워서 낮에 가는게 좋다. 갯바위 중간 중간에 문어가 있기 때문이다. 문어잡이는 고도의 집중력, 관찰력, 그리고 체력을 필요로 한다. 다만 존나 맛이 있기 때문에 낚시 채비는 접어두고 그냥 문어만 잡으러 큰사리 간조를 끼워 가보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바위틈, 바닥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보면 문어 다리가 빼꼼 나와 있는데 그냥 손으로 잡아버리면 됀다. 물리면 피가 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이외 마스덴, 망가와이 헤드, 존스베이, 걸프하버 반대쪽 등등이 있다. 가보질 않아서 적지도 않는다. 적어도 접근에 관해서 최소한의 정보라도 있어야 시간낭비, 돈낭비 안하고 즐겁게 갈 수가 있기 때문에.. 


다음으로 서쪽 


피하, 베델스, 무리와이 등등.. 사람이 죽는 곳은 가지 않는다. 가고 싶지도 않고 그렇게까지 고기를 잡을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다만 서쪽에도 안전한 포인트가 몇 군데 있다. 


후이아 


접근성 나쁘지 않은 편인데 갯바위가 조금 험하다. 걸림도 많이 없으나 서쪽 바다답게 조류가 약간 센 편이다. 간조 세시간 전에 들어가서 두시간 후에 나오면 적당하다. 추천미끼 - 홍합, 엔쵸비 


와티푸 


큰 고기를 많이 잡고 싶다면 걍 무조건 와티푸로 가야 한다. 팔뚝만한 카와이 서넛씩 잡는게 기본이다. 간조 세시간 전에 들어가서 두시간 후에 나오면 된다. 길 끝에 주차장 있는데, 거기 차 대놓고 한 이십분 걸어가면 될듯? 가다보면 해변가에 이어진 섬이 하나 나오는데, 거기 올라가서 남들 하는거 대충 보고 하면 된다. 주말같은 경우에는 미어터진다. 그런데 다들 큰거 몇마리씩 잡아간다. 참 대단한 포인트. 미끼는 필차트 반이나 통으로 쓰면 됌. 참고로 후이아나 와티푸는 진입로가 넘 구리다. 구불구불하고 산길이고.. 


사우스 헤드 


여기도 내가 참 좋아하는 포인트 중 하나다. 근처 모스퀴토 비치 검색해서 찾아가면 해당 지점 근처에서 길이 끝나는데, 옆을 잘 보면 표지판과 함께 철망을 넘어 산 아래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대강 오분정도 산을 타고 내려간 뒤, 비치를 한 십오분 정도 걸어가면 딛고 낚시할 수 있는 바위가 몇개 보이는데, 거기서 만조 끼고 하면 된다. 물이 차면 바위 위로 올라가서 캐스팅 하면 됌. 대략 네시간 전후 정도로 잡고 갔던 걸로 기억. 홍합 끼워 던지면 트레발리가 잘 나온다. 참고로 여기 데려갔던 사람들중 다시 오겠다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비치 모래가 부드러워 발목까지 빠지기에 체력단련이 자동으로 되어버리고 덤으로 등산도 하니 일석이조인데... 그리고 장투를 못하면 걸림이 심함. 추천미끼 - 홍합, 피피조개, 엔쵸비 


이정도 알면 진짜 뭐라도 무조건 잡아오게 되어 있다. 이런걸 다 알고도 못잡으면 그날은 안되는 날이고, 당신 말고 다른 사람도 한마리도 못잡는 날이니 걱정할 것 없다. 서쪽 바다에서 왕창 잡았다고 자랑하는 사람들은 무시해도 된다. 분명 그 사람들이 낚시를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위험하니 이것 저것 다 보고 간 사람들이고, 포인트 정보도 빠삭할테지만, 그런 사람들이 꼭 일년에 한두명씩 죽는게 서쪽 바다다. 


그럼 즐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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