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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람들을 만날 때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런 이야기를 꺼냈을 때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항상 두 부류였다.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듣는 사람과, 음악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얼핏 보면 두 부류는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엄밀한 차이가 있다.

 음악을 좋아하고 즐겨 듣는 사람은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 자체에만 관심이 있지 막상 자기 자신이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도 모르며 어떤 음악을 듣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중에서 자신도 잘 모르는 해괴한 용어들까지 사용해 있는 힘껏 ‘아는 척’을 하는 부류는 한편으로 그 얄팍함이 안타까울 정도로 보일 때도 있다. 음악의 목적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 자기 자신도 잘 모르는 것을 어떻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엇이 좋다는 이야기를 어떻게 그리 쉽게 할 수 있는 것일까? 내 입장에서는 도통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

 반면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다. 이들은 자신의 귀에 달콤하게 감긴 음악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한다. 알고 싶어 하는 욕구는 점점 커져 그들의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 졌는지, 그들과 비슷한 음악을 한 사람은 있는지, 혹은 그들의 영향을 받아 새롭게 태어난 음악은 무엇인지까지 알고자 하고 약간의 영어 실력과 정보력을 통해 그들의 음악을 완전하게 이해하게 된다.

 다시금 생각해보면 전자의 경우는 “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해도 전혀 설득력이 없는 부류가 된다.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도 알지 못한 채 그저 좋아한다고만 말하는 맹목적인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진정 좋아하는 것이 생겼을 때에는 그만큼 관심과 노력을 쏟아 부어야만 “나는 이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또 어떤 것을 진정 좋아함에 있어서 얻는 이득은 단지 ‘자격’이 생기는 것 뿐만이 아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탐구하다 보면 그것을 만들며 생긴 과정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이 잘 만들어진 수작인지, 돈을 좇아 대충 만든 졸작인지를 판가름할 수 있는 판단력도 생긴다. 이는 소비지향적인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어떤 기준을 통해 소비해야 보다 올바른 소비가 가능한지와도 연관된다. 결국에는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진부한 이야기로 귀결되지만 이런 생각은 한번쯤 해 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당신이 진정 무언가를 좋아한다면, 그것에 대해 관심을 가져라. 관심이 호감을 낳게 된다는 입장에서 보면 역설적이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게 모순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당신의 관심에 열정이 있다면 그것은 당신을 더욱 지혜롭고 박식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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