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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똥글 명작선

2014년의 목표

프로매국노 2015. 12. 1. 17:09

올해의 목표는 역시 '꼴리는 대로 살자.'가 되겠다. 그럴 때마다 나중엔 뭐하게? 라는 시답잖은 질문이 쏟아지곤 한다. 그럴 때마다 난 그런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적으면 삼년 길게는 오년 전 즈음에 당신이 계획하고 꿈꿔왔던 삶이 있느냐고. 그리고 그렇게 되었냐고. 물론 세대와 환경에 따라 다른 사람이 있겠고 실제로 그것을 관철하는 의지의 차이가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 있어 지금이란, 아직은 이십대 중반에 불과하고 어떠한 목표를 성공적으로 이루어야 할 시기조차 아니라고 본다. 시행 착오일 뿐이다. 비겁한 변명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사실이다.

애석히도 인간 관계에서조차 그저 꼴림을 따르는 것뿐이 최선이라고 본다. 좋은 사람은 직관으로 통찰하는 편이 훨씬 낫다. 때로는 이성적으로 보이는 뇌의 사고는 가끔 사람의 시야를 좁게, 혹은 흐리게 만드는 법이다. 반면 나쁜 사람은 그 사람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을, 그 사람만의 논리 속에 젖어가며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거기서 그 사람이 나를 하찮게 여겨버리고 말아야 하는 당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말도 안되는 일은 없다. 모두가 다 누군가에 의해 선택된 일이고 선택한 자에게는 당연한 것이다. 이해가 안되는 일도 없다. 그저 자신의 틀로 누군가의 모양 자체를 찍어 누르는 것 뿐이다. 내가 젤 좋아하는 말중에 하나는 '그렇게 치면 세상에 나쁜 놈이 어디 있냐.'는 말인데, 사실이 그렇다. 천하의 개새끼도 지 집에 가면 이쁜 아들놈이고 아무리 개같은 쌍년이라도 지 자식 뒈질 것 같으면 헬렌 켈러 뺨치는 위인 코스프레를 하려고 나설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제외하고 난 다음에 이해가 안되는 일에 대해서는, 혹은 우리가 무디게 여기고 있는 모든 부조리에 대해서는 여전히 용기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롯데리아에서 불고기버거 사 쳐 먹고 삼백원 덜 거슬러 받은걸 안 뒤에 잔돈좀 달라고 하니까 알바새끼가 "그깟 삼백원 가지고 지랄이냐."고 적반하장을 했을 때를 상상해 보라. 세상엔 이것보다 약간 치밀하지만 몇 갑절은 더 지독한 상황이 너무 많다. 다시금 생각해 봐도, 조금 힘들어도 용기를 내야 한다. 최저 시급 챙겨달랬다가 종북 소리나 안들으면 다행일 세상이 참 원망스럽다.

나는 정말 잘 지내고 있다. 알다시피 가끔은 깊은 자의식에 빠져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감정 표현이 뚜렷하고 솔직한 성격이다. 그러나 소심한 기질이 가끔 과격한 행동을 불러 일으키기 때문에, 원만해보이는 성격과 달리 살인마의 본성이 내재되어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상상을 하며 가끔 웃는다.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쌍욕을 겹친 터렛처럼 뿜어내며 지랄도 하다가 우울해서 하루 종일 잠만 자기도 한다. 그정도면 뭐 잘 지내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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