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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ortishead의 2008년 울버햄튼 Civic hall 공연 사진

 "우울할 땐 무슨 음악을 들으면 좋을까요?" 이런 질문을 들어본 적이 있다. "포티쉐드라고 영국에 진짜 우울한 애들 있는데, Glory Box라는 곡이 있거든요? 그거 한번 들어 보세요." 건성으로 답했다. 그 사람이 정말 그 음악을 들어볼지는 모르지만 나는 정말 우울할때 그 곡을 듣는다. Portishead의 음악들은 노골적인 우울함과 슬픈 감정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만히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우울해져 몸이 나른해지고 결국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의 음악들은 치명적이다.

 "Portishead"는 영국의 지명을 그대로 따온 이름이다. 이 3인조의 밴드는 1991년에 결성되었으며 눈여겨 볼 점이 있다면 멤버 중 한 명인 제프 베로우가 메시브 어택과 트리키의 테이프 녹음 기사로 활동했던 적이 있다는 것 정도랄까. 앨범 활동은 1994년의 걸출한 명작 'Dummy'부터 2008년의 'Third'까지  딱 세 장으로 압축된다. 특히 그 중에서도 첫번째의 'Dummy'는 판매고도 상당하고 한 잡지의 이 시대의 명반 500선에 들었을 정도로 걸출한 앨범이다. 사실 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첫 앨범이 워낙 강력하다보니 이후의 앨범들은 자연스레 후져보이는 상황이랄까.

 포티쉐드 이전에 분명 트립합이라는 떡밥을 던졌으니 이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겠다. 메시브어택, 포티쉐드로 대표되는 트립합의 정서는 '우울함'이다. 다운템포 기반의 느린 음악들이면서 힙합의 리듬감을 가지고 있고 밴드 뮤직과의 접점또한 존재하며 전자음악계열로는 acid하거나 힙합과 연관된 소스들을 사용하는, 쉽게 이야기해서 느릿하고 우울하며 몽환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얼마전 메시브어택이 내한했다는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깜깜한 밤에 'Teardrop'을 들으며 맥주를 들이키는 상황도 나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본다.








이건 덤. 원곡 자체의 인기도 상당하지만 하우스쪽으로 리믹스되어서도 잘 팔리고 있는 메시브어택의 티어드롭이다.

 위에 올린 곡들은 메시브어택의 곡을 제외하고 전부 첫 번째 앨범인 'Dummy'의 수록곡들이다. 다른 앨범도 들을만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별로다보니 괜찮다고 느낀 곡 위주로 링크를 걸어 보았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 나는 주로 우울할 때 포티쉐드의 음악들을 찾게 된다. 몸을 무겁게 짓누르는 우울함의 무게를 있는 그대로 느낀다고나 할까. 그것을 느끼며 우울함을 즐기는 것도 나름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인듯 싶다. 괜히 기분 울적한데 쿵짝거리는 음악을 듣는다 해서 기분이 변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이외에는 잠을 잘 때에 켜놓고 자기도 한다. 밤새도록 이런 음악을 들으며 자다가 일어나면 왠지 죽고 싶은 기분이 든다.  

 Portishead의 음악적 성향은 정말 간단명료하다. 우울함. 이 한 단어로 그들의 수 많은 음악들은 설명된다. 동영상 재생속도 관계로 위의 음악들은 사진과 영상이 있는 동영상들로만 구성해 놓았지만 만약 관심이 있거나 시간이 남는다면 유투브에 검색을 해서 Glory box나 다른 곡들의 뮤직 비디오, 라이브 영상등을 한번 보길 권한다. Roads같은 곡의 라이브 영상에선 보컬이 거의 울다 죽어가는 느낌이다. 보컬인 배쓰 기번스는 술집에서 공연을 한 경험이 있다던데, 사실 포티쉐드의 음악들은 공연장에서보다는 술을 마시며 라이브로 듣는게 더욱 느낌이 살 것 같다. 언제 포티쉐드의 음악을 틀어놓고 찐하게 술이나 한잔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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