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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귀환 


4월에 오클랜드로 돌아왔다. 다시 돌아온 오클랜드는 정말 환상적으로 좋았다. 낚시고 가고, 친구들도 만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요새는 한치낚시에 빠져 지내는 중. 정확히는 무늬오징어에 가까운데, 이게 맛이 끝내준다. 달고 쫀득쫀득한게 살짝 나마로 데쳐서 썰어먹으면 기가 막힌다. 


2. 백수생활 


직장을 새로 구하려 하는데, 이번엔 호텔같은 곳을 좀 가볼까 해서 여기저기 이력서를 넣어봤다. 그런데 이 시발새끼들 프로세스가 너무 느려서 시간을 너무 잡아먹어 버린다. 이번에 어찌저찌 독채를 저렴하게 구해 살게 되었는데, 그래도 독채는 독채라 240정도를 낸다. 그렇게 한달 노니 그냥 개털이 되어버렸다. 그런고로 노가다를 하며 생계 유지 중. 


3. 우울?


혼자하는 해외생활, 조금만 일이 풀리지 않아버리면 그냥 밑도끝도 없이 좆같아져 버린다. 쓴 돈과 시간..노력들... 조금만 흔들려도, 여기서 포기해버리면 모든게 다 쓸모없이 날아가버릴 것 같은, 벼랑 끝에 선 절망감과 고립감, 그로인한 우울.. 어제는 기분이 너무 좆같에서 소주를 세병이나 마셔버렀다. 덕분에 감기도 도지고 속이 아직까지 울렁거린다. 뭐 가끔 이럴때도 있으니 이젠 내 일임에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원래 해가 뜨기 전이 가장 어둡고, 존버는 결국 승리하는 법이니. 


4. 잡담들 


새로 이사 온 윗집의 집주인 아저씨가 사람이 너무 좋으시다. 전라도 출신이라 특유의 억양+장난기있는 말빨이 나의 은하계급 핵이빨과 조화되어 어지간한 라디오쑈는 바를 만큼의 즐거운 무드가 만들어진다. 아저씨랑 낚시도 다니고, 아저씨따라 노가다가서 집세도 내고 게다가 아저씨랑 어딜 나가면 맥주를 꼭 한박스씩 사주신다. 밥도 많이 얻어 먹었고..   


며칠전 오클랜드 시티 내의 한 호텔에서 면접을 봤는데, 리셉션에 한국 아가씨가 있었다. 정말 내 이상형이라 ㄹㅇ루다가 심장이 쾅 하드라. 며칠째 그 아가씨의 환하게 웃는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 이대로 며칠 더 잊혀지지 않는다면 다시 가서 번호라도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짜피 까이겠지만 말이라도 해야지 속이 넘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퀸스타운에서 오클랜드로 돌아오는 과정중 뭔가 내 안에 있던 목표를 향한 의지같은게 훅 하고 꺼져버린게 아닌가 싶다. 요새는 요리를 해도 별로 재미도 없고... 그냥 적당한데 들어가서 대충 시간이나 때우고 돈이나 벌며 적당히 먹고 놀고 대충대충 사는게 목표가 되어 버렸다. 영주권도 어찌 될지 모르겠고. 일단 이민성 자체가 이민에 비협조적이니, 오고 싶다는 사람들한테는 최대한 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그리고 블로그 내의 좆같은 질문들은 어지간하면 답변 안 하려 한다. 씨발년들이 정성껏 답해주고, 카톡으로 상담도 해주고 그래봐야 고맙다는 말 한마디 하는 새끼들이 없다. 그리고 그런 새끼들의 대부분은 뭐가 궁금하거나 그런게 아니라 '하면 됩니다, 아직 가능성 있습니다.' 이딴 좆같은 씹소리나 쳐 듣고 딸딸이를 치고 싶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유학원을 가면 된다. 걔네는 '학교 나오시면 됩니다.' 이러기 때문에. 그게 싫으면 이민 법무사, 변호사 등과 상담을 해보던가..  개인적으로는 시기가 안좋으니 그냥 딴데 알아보라는 이야기를 요새 자주 한다. 


요새 담배를 끊었더니 성격이 좀 많이 안좋아진것같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뭐하나 맘에 드는게 없다. 돈도 없으니 노는것도 좀 참는 편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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