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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안녕~ 호우!
오늘은 내가 어떤 직장에서 일을 하고
내 직장은 얼마나 좆같은지... 그리고 얼마만큼 할만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1. 직업은 어떻게 구했는가
일단 인턴쉽 기간 직전, 본인은 똥줄이 타기 시작했다... 이게 사실 직업이야 찾으면 그만이긴 하다만, 어찌되든 당장 몇주 내에 구하려니 막막함도 있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닌 것이어따
그래서 다짜고짜 트레이드미, SEEK 등등을 통해 쉐프라면 그냥 경력이든 신입이든 가리지 않고 마구잡이로 넣으려고 하다가 일단 좋아보이는 곳 위주로 존나 어플라이를 때렸는데.. 이때 대략 어플라이한 잡이 30개는 넘을 것 같다.
그중에 당장 연락이 온곳이 진짜 딱 한군데였는데... 아무래도 경력 위주로 집어 쳐 넣었으니 애들이 현지경력 없고 일식경력 들이미는 내 어플라이는 보자마자 휴지통행 시켜버린게 분명하단 느낌이 들었다.. 여기에서 난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이 매우 강렬하게 들기 시작해따...
나에게 연락을 준 곳은 공항 내의 한 호스피탈리티 그룹이었다. 일단 인터뷰를 한번 본뒤, 레퍼런스 체크를 하고, 트라이얼을 한 다음 바로 일을 하기로 시작했다. 급여는 17불... 좋다고 하기도 그렇고 딱히 좆같다고 하기까지는 좀 그렇지만 그래 사실 좆같은 급여다. 뭐 최저보다야 낫지만... 공항까지 출퇴근이 도합 40키로.. 월간 200여불의 교통비가 따로 드니...
2. 현실적인 업무에 대해
정확히 내가 일하는 곳은 우리 호스피탈리티 그룹이 관리하는 여러개의 음식점 중 딱 두곳의 바, 그 두 곳에서 로스터로 일을 한다.
처음엔 바, 이터리길래 그래도 뭔가 좀 재밌는 일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이놈의 회사가 정말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 놓은 것이다.
말하자면 프로덕션 키친까지 따로 두고, 난 프론트라인 쿡으로 일을 한다. 일종의 조리사같은 개념이랄까.. 재료준비나 소스 이런 걱정은 접어 두고 그냥 존나게 음식만 만드는 것이다.
대충 서브하는 음식 종류는 피쉬 앤 칩스, 버거, 스테이크, 피자, 기타 냉동 튀김류, 아침식사등이고.. 내가 일하는 곳엔 수프, 볶음요리, 커리 등등도 판다.
공항의 특성상 바쁠땐 진짜 좆같이 바쁘다. 한번에 볶음요리 3개, 피자 네판, 스테이크 두개, 파스타 하나, 칩스 8개, 피쉬앤칩스 3개 막 이런식으로... 한번에 열몇개씩 존나 다양한 오다가 들어오기도 하는데... 문제는 이걸 혼자서 쳐 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닥친다는 것이다.
처음엔 좀 황당스럽긴 했는데 하다보니 뭐 그냥 할만은 하더라.. 정확히는 첨에 혼자서 다 해야하는줄 알고 추노각 재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결원이 생겨 그랬던 거고 보통은 오전 4시부터 오후 11시까지 3교대로 일을 한다. 그러다보니 바쁜 시간대에는 두명이 일 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별로 바쁠 것도 없고 적당히 놀며 일을 하는 것이다..
여튼 첨에 일하며 참 좆같았던게, 계약서 내용에 음식을 먹으면 안된다고 적혀있어서 같이 일하는 인도 여자애가 시발 크림파스타에 소금간도 안하고, 간도 안보고 음식 내는걸 보고 화들짝 놀라 불알이 떨어질뻔 한 적도 있었다. 내가 (야이 미친년아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소금 간은 좀 쳤니?ㅎㅎ'하고 물어보니 그제야 한꼬집 넣고 슬슬 비비더라..
그것도 정말 빡대가리같은 정책이지만, 음식점에서 일을 하는데 밥도 제대로 안 챙겨준다는 사실이 참 좆같았다. 그런데 아까 말했듯, 랜드사이드(공항 외부)와 에어사이드(출국심사 이후의 공항 내부)의 근무환경이 약간 다르다. 내가 일하는 곳은 에어사이드쪽인데, 이쪽에 워크인 냉장고도 있고 뭣보다 CCTV 사각지대가 있다.. 그래서 이곳에선 먹고 마시는 일이 자유다. (물론 걸리면 해고다) 랜드사이드쪽은 카메라의 사각지대가 있긴 하나 좀 약한 편이라 아무래도 자유롭게 먹고 마시고 즐기기엔 좀 힘든 감이 있다..
당시 내가 처음으로 에어사이드에서 일할때, 같이 일하는 마이클이라는 중국인 친구가 다짜고짜 피자를 한판 만들어 주더라.... 이후로 그친구는 에어사이드에서 은퇴를 하고 내가 에어사이드의 킹이 되었다...
더군다나 재미있는게, 우리 주방이 옆의 버거킹과 약간 합쳐져있어서 버거킹에서 일하는 놈들한테 스테이크 한장 구워먹고 트리플패티, 치즈 네장 얹은 와퍼같은걸 얻어먹기도 하고... 슈퍼바이저들 퇴근하고 난 다음에는 눈치보다가 콜라도 막 떠다가 마시고 그런다 ㅋㅋㅋ
얼마전에는... 그때가 참 바쁜 날이었는데, 마침 비어배터(피쉬앤 칩스를 만들때 쓰는, 물 대신 맥주를 넣고 만드는 튀김 반죽)가 다 떨어져서 서빙하는 여자애한테 맥주 한통 받아오라고 한 담에 시원하게 한잔 적시고 시작한 적도 있었고... 며칠 전에는 바에서 일하는 친구에게 피자를 한판 먹인뒤, 테이크아웃 커피컵에 트리플 샷 보드카토닉을 한잔 받아 와 알딸딸하게 귀가한 적도 있었다..
3. 장점과 단점
장점 - 각종 음식을 자유롭게 섭취할 수 있음... 스카치필렛 스테이크 무한리필, 과일 무한리필.. (후르츠 샐러드 조식 메뉴가 있는데, 이를 위해 신선하지 않은 모듬과일을 자유롭게 먹을 수 있음. 덕분에 굉장히 건강해지는 느낌) 보통 수평적인 관계의 팀메이트와 일하기때문에 옆에서 지랄하는 새끼가 없어서 마음이 졸라 편함. 한가할땐 몰래 어디 구석에 숨어서 핸드폰도 보며 놀고, 쉬는시간이 보통 유급 30분, 무급 30분으로 한시간인데, 팀메이트와 아다리를 잘 맞춰서 한탐에 40~50분씩 놀기도 함.
그리고 뭣보다 여초직장이라 150명가량의 직원중 100명 이상이 여성임.... 여차하면 여자친구 만들긴 좋을 것 같음. 얼마전엔 정말 착하고 귀여운 한국인 여자애가 입사했는데 내가 추잡하게 찝쩍거리다가 까임... 그친구에게는 정말 미안하게 됐다... 나랑 정말 카톡하기 싫었던것 같은데도..친절하게 답장까지 해주고... 정말 착한아이였던것 같다... 이 시발 좆같은 인생... 그리고 좀 병신같이 웃긴게 내가 영어가 딸리니 아무래도 주댕이보다는 행동 위주로 하게 되고, 말을 짧고 굵게 하게 되는데... 그러다보니 키위 여자애들한테 쿨가이로 통함... 조만간 원주민 여자친구 생기면 그렇게 알고들 계시라.. 이젠 아무래도 좋아.. 그냥 그렇게 영주권따는게 편할거같다...
단점 - 혼자 오픈, 마감을 해야하기때문에 피곤한점들이 종종 있음, 짠 월급, 악독한 슈퍼바이저, 바쁠땐 좆같이 바쁨, 회사쪽에서 일부러 책임회피하려고 풀타임 근무자 계약서를 파트타임으로 작성하는 편법을 이용함, 출퇴근 기름값의 압박. 좆같은 시스템과 병신같은 인적 인프라.(디테일하게 말하자면 발주를 넣어도 물건이 제대로 오는적이 한번이 없음. 창고에서 물건 나르는 원주민새끼들이 존나 개똘빡에 게을러터지고 무책임한 새끼들임)
그래도 뭐 어찌됐든 당장 일하는것 자체가 즐겁고, 스트레스를 하나도 받지 않으면서, 내가 속해있던 호스피탈리티 그룹 자체가 나중에 좋은 레퍼런스가 되어 줄거란 믿음이 있기 때문에... 총체적으로는 좋은 평가를 주고 싶다. 아무래도 조만간 리뷰를 하면 시급도 조금이나마 오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4. 앞으로의 계획
일단 퀸스타운으로 가려고 생각중이다. 지금 직장은 한... 내년 2월쯤까지만 하고, 그때 가족들이 뉴질랜드로 오기로 했으니 가족들과 보름정도 즐거운 여행을 하며 그간 모은 목돈을 탕진한 뒤, 한달정도 헬조센에 들어갔다 나올 예정이다.
퀸스타운을 가려는게, 친구에게 들은 바로는 거기서 워크비자를 받으면 한 직장에 귀속되는게 아니라, 퀸스타운 내에 있는 음식점 전체에서 일을 할 수 있다고 들었다. 그렇게되면 아무래도 갑질에서는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도 있고, 그쪽이 일단 관광사업이 제법 되다보니, 시급은 아마 18,19정도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이년 빡세게 일하다보면 업주쪽에서 알아서 쇼부를 치며 월급을 올려준다 하더라... 25불정도까지는 무난하게 올라간다 하고, 성수기때 열심히 일하고, 비수기때 아예 한두달 휴가내고 해외여행을 가던.. 조선탐험을 하던... 어쨌던 경제적으로는 좀 더 여유로운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쪽에선 영주권 심사 과정도 빠르고.... 또 연봉제한도 41000정도로 완화되는 바람에 일단 다시금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되었다.
어쨌던 당분간은 일, 영어, 헬스장, 그리고 쉬는날엔 친구들과 함께 쏘주파티... 이만하면 충분하다 싶다. 더이상 뭘 생각할 여유도 없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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