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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이맘때쯤 프랑스의 전자음악을 주제로 한 컴필레이션 앨범을 경청하다가 유난히 나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음악을 만나게 되었다. 가을에나 어울릴 멜랑콜리한 감성과 우울함을 극대화시키는 격정적인 음악 전반의 분위기. 나는 그렇게 OMR을 알게 되었다. 당시 학교 근처 술집에서 일을 하던 선배에게 OMR의 음악을 틀 것을 권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분위기 있는 음악들이다.

 OMR은 보컬 및 키보드를 맡고 있는 Virginie Krupa 와 기타를 연주하는 Alex Brovelli의 듀오로 시작되었다. OMR이 시작되기 이전 Virgini는 Pop과 New wave쪽에 몸을 담그고 있었고 Alex는 Punk, Rock, Ska, Hip-hop쪽의 뮤지션이었다. 어쩌면 그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맞물리며 이처럼 세련되고 우아한 ‘프랑스의 감성’을 빚어냈다고 할 수 있겠다.

 2004년에 릴리즈된 데뷔 앨범인 ‘Side Effects'는 비교적 무난한 Electronic pop이나 Indie rock의 느낌을 자아낸다. 앨범을 소개하는 쪽에서는 신세대 프랑스 락의 혁명이라느니 프랑스 일렉트로닉 팝 씬의 신선한 공기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이지만 사실상 별 관심은 못 받은 듯하다. 주목할 만한 점이 있다면 몇몇 DJ가 Remix한 곡이 있다는 점이다. OMR의 Myspace을 방문하면 Ellen Allien이 Remix한 곡을 들을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들어보길 권한다. 다음으로 2006년에는 두 번째 앨범인 Superheros Crash가 발매되었는데 애석히도 이 앨범조차 눈에 띌 만큼의 흥행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두 번째 앨범은 정말 명작이다.







 Virgini만큼이나 멜랑콜리한 감성을 잘 표현하는 보컬은 없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OMR의 음악 속에 한한다는 점은 아쉽지만 그들의 음악은 제법 훌륭하다. 두 번째 앨범의 메인 테마곡인 Superheros crash의 전주에 나왔던 기타 리프를 시작으로 절제된 보컬과 격앙된 무드로 빚어내는 우울함은 Immoblized에서 절정을 이룬다.

 Ten minutes to six나 Silvery같은 곡들은 OMR이 단지 Indie rock만이 아닌 Electronic pop도 추구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그 점에 있어서 성향이 다른 두 사람이 OMR을 보다 새롭게 만들어 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6년, 두 번째 앨범이 나올 무렵 OMR은 세션을 추가하던 듀오에서 그룹으로 바뀌었다.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가끔 투어는 하는 것 같다만 4년이 지난 지금도 새로운 앨범은 나올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다.

 비가 오는 날이든 쌀쌀한 가을이든 혹여나 뜨거운 여름이라도, 잔잔하고 분위기 있으며 멜랑콜리한 ‘프랑스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면 나는 자신 있게 OMR을 권한다.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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